일반적으로 관광여행이라고 하면 명소나 유적을 둘러본다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것이지만, 나의 경우, 체재 중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해질 때 비로소 여행기분이 충족된다. 만일 내가 이 섬에서 일생 중 다시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면 다시 이 섬을 방문할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. 사람과의 만남에는 일종의 긴장감과 함께 커다란 기쁨이 있다.
이번에는 다행스럽게도 원대한 꿈을 제주도에서 실현한 분재예술원의 주인 성범영 씨를 만날 수 있었다. 그는 이 분재원을 40여년에 걸쳐 만들어 냈다. 그것은 자연과의 싸움임과 동시에 심원한 미(美)에 대한 탐구의 나날이기도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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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성범영 씨의 정성을 들여 가꾼 작품군을 바라보고 있자니. 한국의 독자적 자연미를 투영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고요함(靜)과 평온함(安)을 느낄 뿐만 아니라, 한순간 ‘시간의 흐름’을 멎게 할 정도의 미적 충격을 느끼게 한다.
짧은 대화 속에서 두 사람의 모두 잘 아는 해외 분재가들의 이름이 연이어 흘러나왔다. 화분 하나의 분재로부터 세계를 잇는 고리가 튼튼히 이어져 있는 듯하다.